다음 아고라에서 작곡가 김도훈 음악계 퇴출 서명운동 일어나
주말 동안 인터넷이 신예밴드 씨엔블루의 표절 논란으로 뜨거웠다. 일본 인디씬에서 활동한 실력파라는 그들의 데뷔 앨범 <Bluetory>의 타이틀곡 '외톨이야'가 우리나라 인디밴드 와이낫이 2008년도에 발표한 '파랑새'를 표절했다는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외톨이야’의 공동작곡자 김도훈이 작곡한 김종국의 '못잊어'도 어셔의 "Love in This Club' 표절 논란에 휘말리면서 격분한 네티즌들이 다음 아고라 청원방에 작곡가 김도훈씨 음악계 퇴출을 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서명운동을 벌이면서 논란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인기가수나 그룹이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크고 작은 표절논란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작곡가를 퇴출시키자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진 경우는 드물었다. 작년 하반기 국회에서 대정부질의까지 나올만큼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백뱅 지드래곤의 ‘허트브레이커’ 표절 파문이 완전히 가시기도 전에 표절 혐의가 짙은 곡을 연거푸 내놓은 작곡가의 무신경에 대중들이 분노한 것이다. 그런데 김도훈 퇴출 논란과 함께 씨엔블루의 소속사는 표절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와이낫에 대해서 노이즈 마케팅을 한다면서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와이낫의 표절 문제 제기에 전여옥식 대응을 택한 씨엔블루의 소속사
이거 어디서 본듯한 행태 아니던가? 최근 자신의 베스트셀러 <일본은 없다>에 대한 표절 의혹을 제기한 유재순 JP뉴스 대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걸었다가 1, 2심에서 모두 기각되자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나선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했던 짓하고 너무 흡사하지 않은가? 전여옥은 <일본은 없다>에 대한 표절 논란이 일어나자 피해자격인 유재순 대표와 표절의혹을 보도한 인터넷 언론사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만일 자신이 질 경우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 정치 입문 이후 정몽준>박근혜>이명박>정몽준의 순으로 숨가쁘게 주군을 갈아타고 있는 전여옥
의원이 2007년 7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지지선언 기자회견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중들은 방송인으로서 컬럼니스트로서 화려한 경력을 가졌으며, 한나라당의 국회의원이나 되는 사람이 설마 그렇게 파렴치하게 남의 책을 대놓고 베꼈을까 의심했다. 그리고 전여옥이 피해자격인 유재순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야 쌍X아”라고 쌍욕을 했다는 통화녹취록에 대해서도 설마 배울만큼 배운 사람이 그럴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전여옥이 그만큼 떳떳하고 자신이 있으니까 민사 소송을 걸었고, 자신이 진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표절논란이 나자 적반하장의 진수를 보여줬던 전여옥 의원
전여옥의 소송은 1심뿐만 아니라 2심에서도 기각되었다. 그런데 판결이 나오자 전여옥은 “이번 판결은 표절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판결문에서 ‘표절’이라는 단어는 안 나왔고, ‘도용’이라고 했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니까 재판의 논점은 전여옥이 유재순의 원고를 ‘베꼈냐’는 것이었는데, 판결문에는 베낀 것이 아니라 ‘일부를 훔쳤다’고 나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의 아이디어와 원고의 일부를 훔친 것은 죄가 안 된다는 건가?
전여옥은 판결이 나온 일주일 뒤에 “저는 담담하다. 제 자긍심을 그 어떤 것도 손상시킬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애초에 공언했던 정계은퇴라는 단어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씨엔블루의 소속사도 전여옥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같다. 하지만 한국의 음악시장에서 영향력이 미미한 인디밴드 와이낫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소송까지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거기에다 지금 반짝 의협심에 치를 떨지만 기억력이 까마귀 수준인 대중음악 팬들이 이 문제에 얼마나 오랫 동안 관심을 유지할지도 사실 회의적이다.
전여옥이 <일본은 없다>를 내놓은 것은 무려 15년 전의 일이고, 표절의 피해 당사자인 유재순 JP뉴스 대표가 소송을 당한 다음 온갖 어려움과 피해를 겪으면서 이기기까지 5년이나 걸렸기 때문이다. 그러고도 이게 끝이 아니다. 유재순 대표가 배상을 받으려면 앞으로도 몇년 동안 소송을 더 겪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가요계는 어째서 표절시비가 끊이질 않을까
상식적으로 따져봐도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표절 논란이 너무 많고 또 심하지 않은가? 이유는 딱 한가지, 표절을 통해서 인기와 부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대중음악 팬들은 표절에 대해서 지극히 무관심하거나 관대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뻔하게 다 아는 동종업계 종사자들끼리 껄끄럽게 서로의 허물은 들춰내지 않는 동업자의식 때문이다. 하기야 이런 몹쓸 한솥밥 정신은 꼭 가요계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그나마 한가지 희망적이라면 가수 신해철이 신해철닷컴에 직접 글을 올려서 “그 노래가 표절이 아니면 표절은 세상에서 사라진다”면서 ‘외톨이야’가 표절이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는 점이다. 동업자를 모질게 비판하면서 신해철은 동종업계에서 욕먹을 각오를 독하게 했을 것이다.
* 대한민국의 대중음악인치고는 너무 자주 너무 많은 논란의 중심에 서는 가수 신해철.
대중음악의 소비자가 깐깐하면 표절은 저절로 사라진다
이제 남은 것은 대중음악의 소비자들이다. 표절 혐의가 있는 음악은 사지도 듣지도 않으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된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사주지도 않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 누가 할일 없이 표절을 하겠는가?
결국 수십년째 사라지지 않는 대한한국 대중음악계의 표절 논란은 음악 소비자들의 수준 문제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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