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매월 14일마다 ‘XX데이’가 돌아온다. 발렌타인데이는 이제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30대만 넘어가도 나머지 데이는 아직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매월 14일마다 맞이하는 각종 데이 가운데 2010년 첫번째 주자 다이어리데이가 왔다.
개인적으로 나는 수많은 데이 가운데 다이어리데이가 가장 마음에 든다. 연인끼리 알콩달콩한 사랑의 기록을 소중하게 기록하고 또 간직하자는 의미에서 서로에게 일기장을 선물한다는 취지가 너무 예쁘면서도 실용적인 것이다.
메모하고 기록하는 습관은 소중한 것이다. 다이어리데이에 선물로 주고받은 다이어리에 연애일지를 꾸준하게 기록하다 보면 그 자체로 훌륭한 일기장이자 생활의 기록이 되는 것이며, 나중에는 소중한 추억도 될 것이다.
다이어리데이에는 연인뿐만 아니라 부부나 가족끼리도 깔끔한 다이어리를 한권씩 선물하면 좋을 듯하다.
2010년도 각종 데이 일람표
* 1월 14일 다이어리데이 - 일년 동안 쓸 수첩을 연인에게 선물하는 날.
*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 여자가 평소 좋아했던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 그러나 요즘은 주변 모든 남자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해야 하는 날로 확대되었음.
* 3월 14일 화이트데이 -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사탕을 선물하며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날이지만, 역시 주변 모든 여성들에게 발렌타인데이 초콜릿에 답례하는 날로 변했음.
* 4월 14일 블랙데이 - 발렌타인데이에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지 못한 여자와 화이트데이에 사탕을 주지 못한 남자가 만나 외로움을 달래는 날. 옷을 비롯해 구두, 양말, 액세서리까지 검정색으로 입고, 짜장면을 먹은 다음 카페에 가서 블랙커피를 마신다.
* 5월 14일 옐로우데이 - 블랙데이까지 애인을 사귀지 못한 사람들끼리 노란 옷을 입고 카레를 먹어야 독신을 면한다는 날.
* 6월 14일 키스데이 - 포틴스데이에 만난 연인들이 입맞춤을 하는 날.
* 7월 14일 실버데이 - 윗사람에게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게 하고 자신의 애인을 소개시키는 날.
* 8월 14일 그린데이 - 애인이 없는 사람들끼리 소주를 마시며 외로움을 달래는 날.
* 9월 14일 뮤직데이 - 나이트클럽 등 음악이 있는 곳에서 친구들을 모아놓고 자랑스럽게 연인을 소개하는 날.
* 10월 14일 와인데이 - 깊어가는 가을에 연인과 와인을 마시는 날.
* 11월 14일 무비데이 – 연인끼리 영화 보는 날.
* 12월 14일 머니데이 - 한 해를 무사히 사귀어 온 커플들은 남자가 여자에게 돈을 팍팍 쓰며 봉사하는 날.
위에 열거한 데이들은 모두 매월 14일이다. 그래서 이런 날들을 통틀어서 포틴즈데이 (fourteen’s day)라고 부른다. 그런데 8월 14일 그린데이를 제외하고는 특정 상품의 소비를 요구하는 데이는 없다. 그나마 사람들이 그린데이라고 해서 굳이 그린소주만 마실 것 같지도 않다.
키스데이와 머니데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구체적으로 어떻게 돈을 쓰라고 제시하고 있다. 노골적으로 특정 제품의 수요 촉진이나 특정업체들의 매출 증대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나마 돈 안들 것 같은 키스데이도 만나서 키스만 하고 헤어질 연인이 어디에 있을까? 오히려 분위기 있는 데서 식사하고 어쩌고 하자면 평소보다 데이트 비용이 더 들 것이다.
그리고 모든 데이가 유쾌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블랙데이와 옐로우데이를 거쳐도 여전히 솔로인 사람은 다시 그린데이 때 소주 한잔하면서 기회를 노리면 된다. 그래도 안되면 뮤직데이 때 또다시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식이다.
무슨 무슨 데이를 챙긴다고 하면 업체들의 뻔한 상술에 놀아난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그런데 무슨 무슨 데이를 조상님 제사처럼 챙기는 것도 아니고, 큰 부담 없이 유쾌하게 즐긴다면 좋은 이벤트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번 다이어리데이에는 연인뿐만 아니라 친구와 가족에게 예쁜 다이어리를 선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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